- [야미진]잠자는 숲속의 공주
- 연성
- 2016. 7. 23. 01:04
저주에 걸려 영원한 잠에 빠진 공주님을 깨우는 방법은 이 글을 읽는 누구나 알 수 있을만큼 간단한 방법이다.
진심의 사랑을 담아 공주에게 하는 왕자님의 입맞춤.
과연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왕자들이 그녀의 탑에 찾아올 수 없었기 때문에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잠에 들었던 것일까. 왕자가 아닌 사람들이 많았을텐데 왜, 공주님은 왕자의 키스를 받아야만 한 것일까.
빼어난 미모라는 소리만 듣고 탑을 온 왕자의 이상형이 아닐 수 있는 확률은, 굳이 왕자가 아닌 남자가 공주를 사랑할 수 있는 확률은 없던 것일까.
오늘은 몇 번이나 이 희극의 주연이 될 수 없었던 한 소년의 이야기다.
"오늘은 꽃이 모두 져버렸어."
아템은 꽃뿐만 아니라 잎까지 시들어가고 있는 광경을 눈으로 담았다. 처음 성으로 들어왔을 때 그렇게나 커보였던 장미덩굴이 작아져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저 덩굴이 져가고 있는 원인이 단순히 너무나도 아득하게 오랜시간동안 지나버린 것이다.
'너는 또 하나의 나같아. 이렇게나 닮았잖아.'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웃으면서 말했던, 사랑해마지않는 쌍둥이 동생. 나라를 위해서 어쩔수 없이 공주의 옷을 입고 살며 만인의 눈치만 보냈던 나날. 서로가 원치 않던 결혼 후에 진실을 알고 분노한 왕자가 마녀와 계약을 해서 죄도 없이 걸려버린 저주.
그리고 그에게 사랑에 빠진 왕자의 키스만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저주의 내용으로 영원히 그를 깨울 수 없어 그의 옆에서 괴로워하던 자신.
"이제 너를 깨울 수 있어."
아템은 그의 숨결이 자신을 간지럽힐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금방 떠질 듯 가볍게 닫힌 눈꺼풀을 보았다. 기억이 나지도 않을 만큼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대로인 얼굴을 바라보던 아템은 가볍게 웃으며 조금 더 가까이 얼굴을 가까이 해서, 소년에게 입술을 맞추었다.
"이제 깨어날 시간이야, 유우기."
그는 미소를 띤 채, 유우기가 눈을 뜬다면 온전히 자신을 담을 수 있도록 얼굴을 가까이 한 채 노래를 입에 담았다. 유우기가 잠에 들 때 언제나 눈을 감고 있어도 곁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그가 불러주었던 자장가는, 아직 너무나도 깊은 잠에서 깨지 못하는 그에게 들려주기 안성맞춤이었다. 비록 그 때도, 지금도 잘 부른다고 하지는 못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충분하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여전히 노래는 잘 못 부르네."
눈을 감은채로 조용히, 너무나 그리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들리자 노래소리가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했다. 진정하고 계속 부르고 싶은데도 아득한 세월동안 듣지 못한 목소리를 들은 순간 심장이 무너질 것만 같아서 이어 부를 수 없었다.
"응. 미안해."
아템의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져 유우기의 눈가에서 흘러내렸다. 그 감촉에 서서히 눈을 뜨던 유우기가 울고 있는 아템의 모습을 가득 담자 미소를 가득 안고 있던 그 역시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또 불러줄래? 꿈에서 몇 번이고 들었던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나."
유우기는 그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면서, 눈을 뜨지 않는 그의 곁에서 이 노래를 몇 번이고 불렀던 것을 알고 있던 것일까. 아니, 몰라도 이제는 상관 없는 문제다.
"네가 원한다면."
아템은 다시 한 번 유우기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 뒤 밤이 올 때까지 몇 번이고 자장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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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은 다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템이 '왕자'가 되어 유우기를 깨우기 위해 몇 번이고 환생하는 내용입니다.
수이님( @aisararun ) 에게 드린 연성입니다! 원래 주제는 노래 못부르는 왕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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