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왕 5d's 후도 유세이 x 유희왕dm 무토 유우기 크로스오버 연성입니다.
*별로 커플같지는 않은 심각한 연성입니다.
세상이 멸망했다.
아니, 멸망하기 직전이다.
유세이는 무너져버린 세상을 보았다. 건물의 대부분이 허물어진, 마치 예전의 새틀라이트와 닯은 모습이었다. 그 때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먹구름에 가려 항상 어두웠던 새틀라이트와는 달리 핏빛의 노을이 너무나도 잘 보인다는 것.
알 수 없는 이유로 실체화된 몬스터들이 모든 것을 파괴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대응을 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불시의 습격으로 대처를 할 수 있는 이가 거의 없던 것도 있지만, 자신과 인생을 함께 해오던 몬스터들이 더 이상 자신과 함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살아남은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이 있었기 때문이고 아마 어딘가에 자신처럼 다른 사람이 살아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그가 볼 수 있는 좁디좁은 세상 안에서 살아있는 사람은 그 혼자였다. 차라리 죽어버리면 아예 세상이 멸망하고, 다시금 재창조 될 것이다.
그 역시 알고 있지만, 포기하기에는 유세이 자신이 유일하게 남은 희망이었다. 몇 번이고 세상을 구해왔고, 현재 세계의 붕괴를 막고자 미래에서 온 Z-one과 싸워온 자신이라는 희망이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하고 있었다. 희망이 하나라도 남아있는 한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후도 유세이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그의 머릿속에는 어느 한 가지의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듀얼몬스터즈가 없는 세계라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
누군가에게는 그저 생각일 뿐이겠지만, 그런 사상을 가진 Z-one과 패러독스를 만났던 그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한 일이며, 유세이라면 능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아직 행동에 옮기지 않은 것은, 과거의 후도 유세이가 Z-one과 비슷한 노선을 밟고 있는 게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잃은 그의 생각이 극단적이라는 생각을 어느 한구석에서는 인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대로는…….”
바싹 마른 입술이 몇 번을 달싹이던 유세이는 이내 입술을 닫고 지하에 있는 연구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연구실로 가던 걸음이 점점 더 바빠졌다. 더 이상 늦어버리기 전에 하지도 않고 후회하며 마지막 희망을 저버리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어떻게든 될 것이다. 유세이는 굳게 닫힌 문을 열었다. 다행히도, 아직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기계음이 약하게 들렸다.
집중할 때는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유세이가 충분히 쌓아둔 비상용 식량을 거덜 낼 즈음에 연구가 완성되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가 있던 데다가 가끔 위치를 옮겨가며 작업했더니 생각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된 데다가 이 완성품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 곳에 남아도 먹을 것이 부족해서 죽는 것은 마찬가지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유세이는 장치를 실행하기 전 몇 번이나 고민했다.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그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을까.
몇 번을 생각해낸 그가 도출해낸 답은 ‘이 공간 너머에 있을 것이다.’였다. 유세이는 눈을 감으며 버튼을 눌렀다.
눈을 뜬 유세이는 조금은 낯선 광경을 보고 자신이 도착했음을 인지했다.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온 몸에 잠시 힘이 풀렸지만 아득해지는 시야를 어떻게든 다잡았다. 자신이 있는 이 세계가 그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난 다음에 안도해도 늦지 않다는 말을 속으로 끊임없이 되뇌며 며칠 밤을 지새운 몸을 움직였다. 아무리 그가 봤던 세계라 해도 그가 실제로 있는 세계가 맞는 건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패러독스가 있던 그 때와는 다르게 그가 지금 눈에 담고 있는 세계는 평화로웠다. 맑게 갠 파란 하늘에 높이 지어있는 건물들, 조금 더운 날씨 때문에 물을 뿜고 있는 분수와 여기저기서 웃고 있는 사람들.
지금 유세이가 있는 세계에서는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것들. 평화를 가지고 있는 이 곳. 그것을 바라보던 유세이는 절로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애써 삼켰다.
“아직은.”
지금 울게 되면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부터 역사를 바꾸려는 차에 조금이라도 마음이 약해지면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 것 같았다.
이 순간 홀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세이를 보고 있던 사람들이 그의 행색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변의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분수대에 걸터앉은 유세이는 조용히 광장을 지켜보았다. 그가 꽤 오랜 시간동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자 곧 흥미를 잃고 다시 갈 길을 가는 등, 광장에 있는 사람의 대부분이 바뀔 때까지도.
해가 지고 있었다. 그 때까지 움직이지 않던 유세이가 드디어 몸을 움직였다. 찾았다. 유세이는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모습을 쫓아 달렸다. 아직 소리가 자신을 향해있다는 것을 모르고 걷던 유우기는 유세이가 그의 어깨를 잡을 때에서야 놀라 고개를 돌렸다.
“오랜만입니다. 유우기씨.”
“유, 세이군?!”
유우기는 상당히 놀란 듯, 눈을 몇 번 깜빡이며 반가움과 당황이 섞인 표정으로 유세이에게 다가왔다. 유세이는 설핏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그의 기억이 끊어졌다. 힘이 다한 듯 앞으로 고꾸라지는 것을 겨우 막은 유우기는 영문도 모르고 유세이의 어깨를 간신히 지탱하며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정리하지 못했다.
몇 번을 흔들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유세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모자란 힘으로 그를 부축하여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 나은지, 병원으로 데려가는 게 나은지, 아니면 이대로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건지.
확실하게 병원을 가는 것은 무리라 판단한 유우기는 조금만 기다려보고 안되면 어떻게 해서라도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우기 그를 부축해 근처 벤치에 앉아 조심스레 그를 자신에게 기대게 했다. 그리고 조금 전의 유세이가 그랬던 것처럼 광장을 바라보았다. 쉽게 깰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고개를 돌리는 것도 조심스러워 그대로 있다가도 가끔씩 얼굴을 돌려 유세이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많이 말랐네…….”
처음 보았을 때도 살이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마른 게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였다. 유우기는 복잡해진 생각을 꾸준히 정리해가며 유세이가 깨어나길 기다렸다.
유세이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환히 켜진 가로등이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절로 놀라 고개를 돌린 유세이는 바로 옆에 유우기가 있는 것을 보고 헛숨을 들이켰다. 다행히 꿈은 아닌가보다.
“조금 괜찮아?”
“아, 네.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유우기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묻자 유세이는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역시 아까의 일 때문인지 걱정이 채 가지는 않은 듯 했다.
“아니, 사과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유우기의 물음에 답하기를 주저하던 그는 결국 말을 아꼈다. 더 물어보고 싶어도 지금은 말해주지 않을 생각인 것을 눈치 챘는지 입을 열었던 유우기는 소리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조금 더 쉬어야 할 것 같으니까 집으로 가는 게 좋겠어. 걸을 수 있어?”
유세이는 유우기의 다정한 물음에 주저하다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실 나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유우기씨와 싸우려고 이곳에 왔어요.
그렇게 말한다면 유우기씨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보고 싶었습니다. 유우기씨.”
당장 입이 떨어지지 않아 화제를 돌리고 말았다. 뒤돌아서서 유세이를 바라보고 있던 유우기의 표정이 조금 미묘해졌다. 유세이가 물어보려던 찰나, 결국 쓴웃음을 짓던 유우기가 입을 열었다.
“사실 나는 널 다시 보고 싶지 않았어. 아니, 보고 싶었지만…….”
“유우기씨.”
“내가 너를 만날 수 없다는 건, 그만큼 네가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거니까.”
유세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조용히 유우기를 보았다. 유우기는 걱정 담긴 눈동자로 유세이를 보았다.
“말해줘, 유세이군. 이 곳에 와야만 했던 이유를.”
그렇게 말하고 있는 유우기의 눈은 더없이 슬퍼보였다. 유세이는, 그 순간만큼 말을 꺼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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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에 연애를 안 하는데 유세진입니다 네 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썼으니까 그러겠죠?
결론은 죄송합니다 오너님(넙죽
오너님에게 아백룡으로 값을 받고 연성했습니다 아백룡 감사합니다(넙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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